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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2017)

 

 

 

🎵 BGM * Call Me By Your Name Soundtrack 🎶

Sufjan Stevens - Visions of Gideon

 

 

 

 

제목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개봉 : 2018. 03. 22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Luca Guadagnino
출연 :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 아미 해머 (Armie Hammer), 마이클 스털버그 (Michael Stuhlbarg), 아미라 카서 (Amira Casar)

 

 


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Elio(티모시 샬라메)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Oliver(아미 해머)가
아버지(마이클 스털버그)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지는데...
 
Elio의 처음이자 Oliver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영상미와 OST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영상미 자체가 워낙 동화같고 색감이 미쳤다고 표현할 수 있는 영화라서 거슬리는 부분은 특별히 없었고, 그냥 영상과 음악이 이 영화를 위해 기다리고 있던것 처럼 아주 완벽했다. 많은 대사 없이 친절한 설명 없이 음악은 감정을 설명해주고 있었고, 갑자기 찾아온 여름 청춘의 사랑은 눈부신 색감이 대신 설명해주고 있었다. 

 

 

 

 

첫사랑의 특별함

첫사랑은 특별하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뭐 '첫사랑'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괜히 설레고 아련해지는 느낌이야 다들 가지고 있겠지만 이 영화는 아련해지는 느낌보다 그때 그 소년 소녀로 돌아가서 내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지금은 감정이 메말라서인지, 너무 많은 감정들을 겪어내다보니 '사랑' 이라는 감정의 크기가 작아진건지... 다시 전처럼 미친듯한 설렘과 미친듯한 슬픔 미친듯한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정말정말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엘리오를 보면서 느꼈던 것 같다.

 

점점 마음은 커져가고 1분 1초라도 더 함께 있고싶고 모든걸 함께 하고 싶지만 헤어져야 하는 상황, 사람들 앞에선 표현할 수 없고 남들이 다 자는 늦은 밤과 아무도 오지 않는 공간에서만 허락된 사람. 퀴어 영화에서의 사랑이 감정을 더욱 더 극대화 시켜주는 것도 있지만, 첫사랑이라는 감정만 두고 보더라도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둘 사이에 있었던 것이 얼마나 드물고 특별한 것인지
똑똑한 네가 모를 리 없겠지

너희 둘에게 있었던 것은 
똑똑함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똑똑함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해

둘 다 서로를 찾았으니 운이 좋은 거다
왜냐하면 너희 둘은 좋은사람이니까

 

가장 예상치 못할 때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단다
아빠가 여기 있다는 거 기억해

지금은 아무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
평생 느끼지 않고 싶을지도 몰라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네가 분명히 느꼈던 것을 느껴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잖니
어쩌면 우정 이상이었는지도

우린 빨리 치유되려고
자신을 너무 많이 망쳐
그러다가 30살쯤 되면
파산하는 거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줄 것이 점점 줄어든단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만들다니
그런 낭비가 어디 있니?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네 마음이다
다만 이것만 기억해
우리 몸과 마음은 단 한 번만 주어진 것이고
너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닳고 닳게 된다는 걸
몸 같은 경우에는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는 때가 와
근처에라도 와주면 감사할 정도지

지금은 슬픔과 아픔이 있어
그걸 없애지 마라
네가 느꼈던 기쁨도 말이야


 

 

마지막 아버지와 엘리오의 대화를 위해 달려오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끝 부분 아버지의 말은 어린 자식에게 해주는 아버지의 따뜻한 진심어린 조언과 함께, 그나이의 소년에게 복잡하고도 슬픈 사랑의 감정이 아주 특별한 것이고 소중한 것이라는 걸 가르쳐 주며 위로해주고 있었다.

 

계속 곱씹으며 아버지의 말을 생각하게 되고 17살의 나에게도 20대의 나에게도 전해줄 수만 있다면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사랑을 하면서 항상 가슴 떨리고 행복한 날들만 있는건 아닌데, 사랑하는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다투거나 환경이 바뀌거나 마음이 변하거나 생각이 바뀌거나 슬픔과 아픔도 따라온다는 것. 하지만 그 슬픔과 아픔은 그 사랑과 많은 기쁨을 느꼈기에 느낄 수 있던 감정이라는 것. 그걸 없애지 말라고 하는 아버지의 말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먹먹해지게 만들었다.

요즘들어 감정의 변화가 없고 기쁨도 슬픔도 딱히 느껴지지 않는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때가 많았는데, 그런 나에게 굉장히 위로가 되는 대사였다.